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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

접시 위에 끄트머리가 새까맣게 탄 식빵이 놓여 있다. 구워지는 동안 그릇을 씻고 찬장을 닦고 메일 하나에 답하고 겨우 식탁에 앉았을 때 나이프를 가져오지 않은 사실을 깨닫고 신경질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난다. 물 묻은 식기를 들고 돌아온다.
내가 모든 것을 스스로 착실히 진행하는 동안 건너편 의자에 몸을 걸친 사람은 아무런 말도 건네지 않았다. 컵이 쓰러져, 우유가 테이블보를 타고 흘러내리지만 그마저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슈야, 오늘 밤부터 비가 온대」
「…….」
「나갈 거면 우산 가져가.」

대답하지 않고 리모컨 스위치를 누른다. 상대의 낮은 목소리와 뉴스 아나운서의 일률적인 발음이 뒤섞인다. 문득, 테라스 쪽으로 눈을 돌린다. 하늘과 고층 건물의 경계면에서, 검은 구름이 노을을 좀먹고 있다. 나이프로 식빵에 버터를 바르고, 한 입 깨문 다음 도로 내려놓는다. 제대로 씹지 않고 삼킨다.

「식욕이 없니?」
「…….」
「기분 나쁜 일 있었어?」
「……글쎄.」 나는 마지못해 중얼거린다.
「어제 일?」
「아마도.」
「그래도…식사는 제대로 챙기는 게 좋아.」
「입맛이 없어, 네가 만들어줘.」
「싫어.」

입꼬리는 장난스럽게 올라가지만, 눈동자는 차갑게 얼어붙은 채 미동도 않는다. 노란 버터가 빵의 온기에 녹아, 흰 접시 위를 포말 무늬로 뒤덮는 광경을 우리는 한참 지켜보았다. 불현듯, 그러나 순차적으로
징그럽고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표정이 정말 왜 그래?」

자신을 위해 요리하는 것도 살기 위해 먹는 것도 음식을 소화시키고 에너지를 얻는 것도 지겨운 의식 체계처럼 여겨지니까, 참을 수 없다. 아침부터 희미한 두통이 이어지고 있다. 누구에게 항의해야 좋을지도 알 수 없는 채로 시간만이 무한히 흘러간다.

「누가 죽기라도 한 것처럼」

단순히 토스터에 넣었다 뺐을 뿐의 요리이지만 한 입만을 삼켰을 뿐이지만 그것에서는 어떠한 개성도 느껴지지 않았다. 만든 사람 따윈 알 수 없는 맛이었다.

「죽은 건 세이토잖아.」
차라리 자신의 손을 베어먹어야 더 감칠맛이 있으리라고.

「응, 그렇지.」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희미하게 웃음소리를 내고, 그의 어깨가 조금 흔들린다. 반쯤 투명한 몸 너머로 원목 의자가 비치는 현상을, 나는 마찬가지로 아무렇지 않게 목도한다. 흘러나오는 말은 정반대의 감상을 담아,
「너, 기분 나빠.」
시선도 마주치지 않은 채, 나이프로 애꿎은 식빵을 잘게 조각내기 시작한다.
「무엇보다도 기분 나쁜 건 너 자신이면서.」
「응.」 결국에는 같은 말이다. 사라져. 어디론가 사라져. 그런 마음을, 빵의 살점을 분해하는 손에 싣고 계속해서 움직인다. 결국 어떤 판단도 내리지 못한 채 던져버린다. 그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산은 신발장 옆의 가방에 들어 있어. 그 입술은 분명히 다물려 있을 텐데, 마음속 어디선가 상대의 목소리가 울린다. 그런 가방 따위, 한참 전에 버렸어. 마찬가지로 발음하지 않지만, 그는 안타깝게 되었다는 듯 미소짓는다.

어디선가 뇌성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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